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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권에서 줄곧 쓰이는 "내로남불"

2024-01-30 10:48

<발행인 현송 김기헌>


요즘 정치권에서 줄곧 쓰이고 있는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란 단어만 들어도 신물이 날 정도다. 얼마나 비유할 말이 없으면 허구한 날 이 말을 재탕만 하고 있는가.


이들은 자신의 고정관념만으로 누가 어떻게 했을 것이라 가정하여 일반화하고, 또 종류가 다른 일들을 얼핏 비슷해 보인다고 억지로 엮어 상대를 공격하고 있다. 


내로남불의 핵심은 같은 기준 아래 똑같은 처지의 행위자 중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고 말하는 이중잣대를 뜻하는 고약한 말이다.


자신이나 자신과 가까운 편에게는 관대하고, 특정 인물이나 집단이 같은 행동을 하면 윤리적으로 엄격하고, 상황이나 입장에 따라 말을 바꿔 자신이 유리한 쪽만 주장하는 이중적인 면모를 갖고, 비슷한 잣대를 들이대며 상대를 강하게 비판한다. 


사람은 신이 아니므로 모든 일을 다 알 수도 없고, 다 잘할 수도 없다. 과거에 묻혔거나, 주위의 압박 때문에 비판이 어려웠을 수도 있고, 잘 모르는 일이라 말을 아낀 것일 수도 있다.


또한, 사람이기 때문에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아도 이익이거나, 그 문제를 비판하면 자신이 손해를 입는 경우 행동에 옮기기 쉽지 않다. 


그래서 내로남불의 근거가 '행동을 했다'라는 것과 달리 '행동을 하지 않았다'라고 하면 그 잣대는 허점이 많다. 


'과거에는 침묵했지만, 현재는 비판한다', 또는 '과거에는 비판했지만, 현재는 침묵한다'는 구조에서는 이 말을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적절한 이유가 있어서 말과 행동이 바뀌는 것은 내로남불에 해당하지 않는다. 상대를 존중하고 이해하게 되면서 반대하게 된 것이라면 내로남불이 아니라 갱생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로남불이라는 단어가 필연적으로 가진 문제는 설령 남의 잘못에 대하여 올바른 지적을 하더라도 지적한 사람을 걸고넘어져서 그 주장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용도로 쓰이는 게 문제인 것이다.


즉,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논리적으로 반박을 할 수 없는 증거가 있는 상황에서 반성이나 잘못을 피해 가려 상대를 인신공격해 진흙탕 싸움으로 끌고 가기 위해 둘러대는 꼼수라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일관성이 모자란다고 공격해 논리적인 반박처럼 들리게 포장하는 데다가 조롱의 효과까지 가지는 일거양득의 무기라 생각하고 공격한다면, 이는 착각이다.


수준 높은 우리 국민은 내로남불 경쟁이 선동에 불과한 것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정치권은 이를 모른 채 저 잘났다 남용하고 있다. 


제 흉 열 가지가진 놈이 남의 흉한 가지를 본다는 속담이 있다. 즉 많은 결점을 가진 사람이 다른 사람의 자그마한 결점을 들어내어 나쁘게 말함을 뜻한다는 말이다.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잘 어울리는 말이 바로 내로남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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